드라마 <트웰브>의 몰락: 시청률 급락의 구체적 원인 분석
KBS 대작 판타지 드라마 트웰브는 방영 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습니다. 마동석, 박형식, 서인국 등 화려한 캐스팅과 약 1,800억~2,200억 원으로 추정되는 초대형 제작비는 화제성이 충분했습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시청률은 첫 방송 8.1%에서 마지막 회 2.4%까지 곤두박질쳤습니다. 이렇게 가파른 하락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며, 시청자 이탈을 불러온 구체적 요인들이 있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 원인을 깊이 있게 살펴보겠습니다.
서사의 일관성 부족
많은 비판 중 첫 번째는 이야기의 개연성 부재였습니다. 12 지신 천사라는 독창적인 세계관은 흥미로웠지만, 이를 풀어내는 방식은 혼란스럽고 설득력이 떨어졌습니다.
12명의 캐릭터가 각각의 동물상을 대표해야 했지만, 개성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시청자는 이들이 왜 존재하는지, 어떤 매력을 지녔는지 알기 어려웠습니다. 주인공 태산(마동석)이 대장으로 설정된 이유도 충분히 설명되지 않아 리더십에 대한 납득이 부족했습니다.
또한 초반 전개는 설정 설명과 인물 소개에 치중하다 보니 정작 중요한 갈등과 긴장감은 뒷전으로 밀렸습니다.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전개되기도 전에 시청자의 관심은 이미 떨어졌습니다.
복잡하지만 얕은 줄거리
트웰브는 판타지, 액션, 멜로, 드라마 등 여러 장르를 한꺼번에 담으려 했습니다. 그러나 이 시도는 장점을 살리기보다는 산만한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억지로 삽입된 러브라인은 메인 갈등을 흐렸고, 빌런 캐릭터는 일관성이 없었습니다. 명확한 동기와 설득력 있는 악역 대신 여러 명의 소규모 빌런이 등장해 전체적인 긴장감이 분산되었습니다. 그 결과 시청자가 집중할 만한 핵심 스토리 라인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장르 혼합은 세련되게 구현되면 장점이 될 수 있지만, 트웰브는 단순히 요소만 나열해 “어설픈 짜깁기”라는 평가를 피할 수 없었습니다.
시각적 완성도의 부족
판타지 장르는 시각적 몰입도가 성패를 좌우합니다. 그러나 트웰브의 CG와 액션 연출은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습니다.
시청자들은 촌스럽고 조악한 CG에 불만을 터뜨렸습니다. 초능력과 판타지 장면은 오히려 어린이 드라마처럼 보였다는 혹평도 나왔습니다. 액션 장면 역시 단조롭고 긴장감이 부족해 마동석의 액션 연기가 제대로 빛나지 못했습니다.
넷플릭스, 디즈니+ 등 글로벌 OTT가 고퀄리티를 기준으로 삼는 상황에서, 트웰브의 시각적 수준은 경쟁력을 상실했습니다.
초반 호기심 이후 급격한 이탈
첫 회는 독특한 설정과 화려한 캐스팅 덕분에 시청자의 호기심을 끌었습니다. 그러나 2회부터 스토리의 약점이 드러났고 시청률은 바로 하락세를 탔습니다.
시청자 유지력이 전혀 확보되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였습니다. 긴장감을 주는 클리프행어나 감정적으로 몰입할 만한 사건이 없었고, 다음 회를 기대하게 만드는 장치도 부족했습니다. 그 결과 입소문이 부정적으로 번졌고 시청자 이탈은 가속화되었습니다.
홍보 전략과 편성의 한계
KBS는 트웰브를 “혁신적인 판타지 대작”으로 홍보했습니다. 그러나 홍보 문구와 실제 작품의 완성도 사이의 괴리가 컸습니다. 기대치가 과도하게 높아진 상황에서 작품은 이를 충족하지 못했고, 실망은 더욱 커졌습니다.
편성도 문제였습니다. 토·일 주말 드라마로 배치되었지만, 경쟁작인 <폭군의 셰프> 등에 밀려 시청자의 선택을 받지 못했습니다. 파격적인 편성이 오히려 독이 된 셈입니다.
제작비 배분과 제작 과정의 문제
18억 원 이상의 제작비에도 불구하고, 시청자가 체감한 결과물은 “저예산”에 가까웠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출연료 비중이 지나치게 높았다는 점입니다.
배우 캐스팅에는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었지만, 정작 CG와 세트, 후반 작업에는 자원이 부족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돈은 썼는데 어디에 썼는지 모르겠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또한 과도한 PPL(간접광고)이 몰입을 방해했습니다. 극의 흐름과 상관없는 상품 노출은 시청자를 불편하게 만들었고 작품의 진지함을 깎아내렸습니다.
시청자 반응: 기대에서 실망으로
시청자 반응은 방영 초반과 중반 이후가 확연히 달랐습니다.
- “캐스팅은 훌륭한데 스토리가 없다.”
- “CG가 너무 촌스럽다. 어린이 드라마 같다.”
- “억지 멜로가 오히려 방해된다.”
- “3회 보고 접었다. 전개가 엉망이다.”
초반의 호기심은 빠르게 사라졌고, 방영 중반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조차 언급이 줄어들며 화제성도 잃었습니다.
시청률 하락에서 얻을 교훈
트웰브의 시청률 추락은 단순한 실패가 아니라 여러 전략적 실수의 결과입니다.
- 스토리가 가장 중요하다: 스타 배우만으로는 시청자를 붙잡을 수 없습니다.
- 장르에 맞는 시각적 완성도 필요: 판타지라면 높은 수준의 CG와 연출이 필수입니다.
- 과대홍보는 독이 된다: 홍보와 실제 콘텐츠의 수준이 일치해야 합니다.
- 예산 배분의 균형: 출연료보다 제작 전체의 퀄리티에 투자해야 합니다.
- 시청자 유지 전략 필요: 첫 회 화제성보다 꾸준히 잡아두는 힘이 중요합니다.
결론
트웰브는 스타 배우, 독창적인 설정, 초대형 제작비 등 모든 성공 조건을 갖춘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시청률은 8.1%에서 2.4%까지 급락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실패 사례가 아니라, 한국 드라마 시장에서 스토리와 연출, 제작 전략의 균형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교훈입니다. 화려한 외형만으로는 시청자의 눈높이를 만족시킬 수 없으며, 내용과 완성도가 동반되지 않으면 대작도 쉽게 무너질 수 있음을 증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