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드라마 ‘지리산’은 김은희 작가와 이응복 감독이 만나 만든 대작으로, 산악구조대원들의 헌신과 미스터리한 사건들을 통해 인간애와 자연의 위엄을 동시에 담아낸 작품입니다. 주지훈, 전지현이라는 톱스타의 만남은 물론, 지리산 국립공원의 아름다운 자연이 배경으로 활용되어 방영 당시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본 글에서는 ‘지리산’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화제 장면들을 중심으로, 드라마의 핵심 테마인 산악구조대의 역할, 생존 상황의 긴박함, 의문사 사건의 전개를 중심으로 분석합니다.
산악구조대의 현실 : 현실묘사
‘지리산’은 한국 드라마 최초로 산악구조대의 업무를 본격적으로 조명한 작품입니다. 특히 전지현이 연기한 ‘서이강’과 주지훈이 맡은 ‘강현조’는 지리산 국립공원 내 실재 구조대원의 임무와 생활을 극사실적으로 보여주며, 드라마의 몰입감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첫 회부터 실종된 등산객을 찾기 위해 나선 장면에서는 실제 구조 장비와 복장이 그대로 등장하며, 산악 구조의 어려움과 긴장감이 리얼하게 전달됩니다. 드라마는 GPS 수신 불가 지역, 급변하는 날씨, 체력적 한계 등 구조대원이 직면하는 다양한 현실을 녹여냈습니다. 특히 시즌 초반, 눈보라 속에서 조난자를 찾는 장면은 실제 산악 구조 작업을 참조해 제작되었다고 알려져 있으며, 많은 실제 구조대원들로부터도 “실제보다 더 현실적”이라는 호평을 받았습니다. 또한 산악구조대 내부의 조직문화나 갈등도 짧지만 묵직하게 다뤄집니다. 후배들의 안전을 먼저 생각하는 선배 구조대원, 위급상황에서의 판단과 리더십, 구조 실패에 대한 트라우마까지… 지리산은 산악 구조를 단순한 ‘배경’으로 소비하지 않고, 주제 그 자체로 끌어올린 점에서 극찬을 받았습니다.
생존 : 생사를 오가는 긴박감 연출
지리산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생존극으로서의 긴장감입니다. 특히 조난자들이 생사를 오가는 상황에서 벌어지는 구조 작업, 그리고 조난자들이 스스로 생존을 위해 선택하는 행동들은 시청자들에게 극한의 몰입감을 제공합니다. 대표적인 장면은 6화에서 등장한 ‘암벽 탈출’ 에피소드입니다. 암벽에서 추락한 조난자가 더 이상 구조가 불가능해 보이는 상황에서, 동료 구조대원들이 로프를 이용해 사투 끝에 구조에 성공하는 장면은 실제 클라이밍 기법과 구조 매뉴얼을 기반으로 제작되었으며, 고도감과 리얼함으로 시청자들로부터 “TV 화면을 보면서 숨이 막혔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또한 서이강이 단독으로 구조에 나섰다가 낙뢰에 의해 쓰러지고, 환상 속에서 과거 사건을 떠올리는 장면은 단순한 드라마 연출을 넘어, 인간이 자연 속에서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가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명장면으로 꼽힙니다. 해당 장면은 시청률 9.7%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고, 구조대원들이 조난자보다 더 위험한 상황에 놓일 수 있음을 강렬하게 인식시켰습니다. 이처럼 지리산은 생존의 조건을 단순한 배경 요소가 아닌, 인물의 감정선과 이야기 전개에 깊이 연결시켜 생존 드라마의 정점을 찍었습니다.
감상 평가 : 의문사와 미스터리 전개
‘지리산’은 단순한 자연 드라마가 아닌, 미스터리 스릴러의 구조를 갖춘 작품입니다. 극 전반에 걸쳐 발생하는 여러 건의 의문사는 단순 사고로 보이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배후에 계획적인 살인이 있었음을 암시합니다. 그리고 주인공 강현조가 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지고 ‘영혼’ 상태로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설정은 기존 드라마에서 보기 드문 신선한 구성입니다. 특히 시즌 중반 등장하는 ‘돌탑 사건’은 ‘지리산’의 미스터리 성향을 잘 보여주는 대표 장면입니다. 특정 장소에만 돌탑이 세워지고, 그 직후 사망 사건이 발생하는 전개는 시청자들의 추리욕을 자극하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활발한 해석과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범인의 실체가 서서히 드러나며, 시청자들은 그가 구조대 내부 인물일 수도 있다는 충격에 휩싸였고, 이 같은 전개는 김은희 작가 특유의 반전 구성이 빛난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결말부로 갈수록 의문사가 단순 개인의 범죄가 아니라, 지역 비리와 연결된 구조적 문제로 확장되며, 드라마의 주제 의식이 더욱 깊어집니다. 지리산은 단순한 자연 다큐 드라마가 아니라, ‘자연 속 인간의 이기심’, ‘구조와 은폐의 경계’를 진지하게 묻는 작품으로, 드라마 팬들 사이에서 김은희 미스터리 세계관의 확장판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습니다.
드라마 ‘지리산’은 방영 당시 기대가 너무 높았던 탓에, 초반 평이 엇갈리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재평가받는 작품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특히 화제 장면 중심으로 보면, 이 작품이 단순한 ‘산악 드라마’가 아닌, 사람과 자연, 생존과 죽음, 진실과 은폐의 경계를 다룬 복합적인 스토리임을 알 수 있습니다. 산악구조대의 현실적 묘사는 대중이 잘 몰랐던 구조 현장의 이면을 알리는 데 기여했고, 생존 상황에서의 긴박한 감정선은 드라마적 재미뿐 아니라 사회적 공감도 이끌어냈습니다. 무엇보다 의문사 사건의 미스터리한 전개는 김은희 작가 특유의 서스펜스 구성으로, 단순한 힐링 드라마를 넘어 지리산이라는 공간 자체를 하나의 인격체로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지리산은 수많은 장면 중 단 하나만 기억에 남겨도 충분한 드라마입니다. 그것은 눈 내린 산길을 묵묵히 오르던 구조대원의 뒷모습일 수도 있고, 아무도 모르게 쌓인 돌탑일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지리산’은 시청자의 마음속에 깊이 각인되는 힘을 지닌 작품이었으며, 앞으로도 다양한 방식으로 회자될 가치가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