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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 서사, 사실적묘사, 메시지

by 레아벨라 2025. 8. 23.

로스쿨 포스터
로스쿨

JTBC 드라마 ‘로스쿨’은 단순한 학원물이 아닌, 살인사건과 법정 다툼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치밀한 서사로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본 글에서는 극 중 가장 핵심적인 사건으로 등장한 서병주 교수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실제 법학적 관점에서 사건의 구조와 해석, 캐릭터의 행동이 갖는 의미, 그리고 법적 판결에 대한 분석까지 상세히 풀어드립니다. 드라마의 몰입도를 높이는 결정적 사건을 통해, 로스쿨이 단순 드라마를 넘어 법률 교육적 의미까지 담고 있었음을 확인해 보세요.

서사 : 사건 중심

드라마 ‘로스쿨’의 핵심 사건은 단연코 서병주 교수 살인사건입니다. 형법 교수이자 모범적인 판사 출신이었던 서병주가 교내에서 돌연 사망하면서, 이 사건을 중심으로 모든 줄거리가 펼쳐집니다. 사건 당일, 서병주는 로스쿨 모의재판실에서 커피를 마시고 쓰러져 사망합니다. 시신 곁에 있었던 사람은 주인공 중 한 명인 한준휘였고, 곧바로 그가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면서 스토리는 급격히 전개됩니다. 이 사건은 단순한 살인이 아니라, 커피에 섞인 독극물, CCTV의 맹점, 그리고 교수와 학생 사이의 복잡한 관계가 얽혀 있는 치밀한 구성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경찰 수사와 함께 로스쿨 내부에서 학생들과 교수들이 각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진실을 추적하게 되며, 이 과정에서 시청자도 사건의 진실을 추리하게 만드는 흥미로운 구조가 완성됩니다. 특히, 서병주가 생전에 어떤 판결을 내렸고, 그 판결이 누군가에게 불이익이 되었는지를 따라가다 보면 동기가 점차 드러나면서 단순한 ‘사건’이 아닌 인간 심리의 총체적 집약체로 발전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살인사건이 단편적인 범죄가 아니라, 법적 허점과 사법제도의 문제를 동시에 보여주는 장치로 활용된다는 것입니다. 법률을 배운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공간에서 벌어진 살인이라는 점은, 지식과 도덕 사이의 균열을 드러내며 ‘법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만듭니다.

사실적 묘사 : 실제 법적 판결과 비교

로스쿨의 살인사건은 단순한 추리나 반전 위주의 드라마와는 다르게, 실제 법률 적용의 과정을 최대한 사실적으로 묘사했다는 점에서 큰 호평을 받았습니다. 특히 서병주 교수의 사망 이후 벌어지는 수사 및 재판 과정은 현실 법정에서 일어나는 여러 법적 이슈를 드러냅니다. 첫 번째 핵심은 증거능력과 증거의 위법수집 문제입니다. 드라마에서는 CCTV 증거가 결정적 역할을 하지만, 그 위치와 작동 시간의 맹점, 그리고 영상 보관 규정의 법적 근거에 대한 논쟁이 실제 판례와 유사한 방식으로 전개됩니다. 이는 ‘증거능력’이라는 개념을 현실적으로 보여주는 예시입니다. 또한, 피고인으로 지목된 한준휘에 대한 자백의 신빙성과 임의성 여부도 중요한 갈림길이 됩니다. 드라마에서는 심리적 압박이나 변호인의 조력 없이 이루어진 진술이 문제로 떠오르며, 이는 현실에서도 자주 발생하는 이슈 중 하나입니다. 법정에서 자백이 유죄 판단의 직접적 근거가 되기 위해선 그 자백이 자발적이고 신뢰 가능해야 하며, 이는 실제 대법원 판례에도 명확히 나타나 있습니다. 더불어 고의성 입증 문제 또한 드라마 내에서 중요한 쟁점으로 작용합니다.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면 법정 최고형이 가능하지만, 고의성이 명확하지 않거나 과실일 경우 완전히 다른 판결이 내려지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설정은 실제 ‘살인’과 ‘과실치사’ 사이의 기준이 얼마나 애매모호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이러한 점에서 로스쿨은 단순한 법정극이 아니라, 현실 판결 사례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고증 드라마라고 평가할 수 있으며, 시청자에게 단순한 재미를 넘어 실제 법률지식을 전달하는 기능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메시지 : 법과 정의의 충돌

‘로스쿨’이 단순히 범인을 밝혀내는 서사를 넘어서 높은 평가를 받은 이유는, 법과 정의의 차이를 진지하게 탐색했다는 점에 있습니다. 특히 주인공 양종훈 교수(김명민 분)는 ‘법은 완벽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계속해서 전하며, 법이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이지 그 자체가 정의는 아님을 강조합니다. 서병주 교수의 죽음이 단순한 범죄가 아닌, 과거 판결과 권력관계에 의해 누적된 복수의 결과라는 점은 드라마 전개에 깊이를 더합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의 내면적 갈등은, 법을 준수하는 것과 정의를 추구하는 것 사이의 괴리를 잘 보여줍니다. 예컨대, 한준휘는 피해자 가족의 입장에서 복수를 감행하지만, 그것이 법적으로 정당 한 지에 대한 의문이 드라마 전반을 지배합니다. 또한, 극 후반부에서는 정의 실현을 위해 법을 ‘이용’하는 캐릭터도 등장하며, 진정한 법치주의의 의미에 대해 되묻게 만듭니다. 법조인을 꿈꾸는 학생들이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고, 그 과정을 통해 진정한 정의란 무엇인가를 학습해 나가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녹아있습니다. 결국 ‘로스쿨’은 ‘법’이란 도구를 통해 현실의 복잡한 윤리 문제를 풀어내는 드라마입니다. 극 중 인물들이 단순한 선과 악의 구도가 아닌, 서로 다른 정의와 신념을 지닌 존재로 그려지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각자의 관점에서 인물에 감정이입을 하게 됩니다. 이 점은 드라마의 흥행 요인이자, 장르적 깊이를 더한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로스쿨’은 살인사건이라는 자극적인 소재를 통해 단순한 범죄 해결극을 넘어서, 실제 법적 절차와 인간 내면의 윤리적 갈등을 깊이 있게 조명한 드라마입니다. 서병주 교수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시작된 이 서사는, 수많은 반전과 법률적 요소를 통해 시청자에게 ‘법이란 무엇인가’, ‘정의는 어떻게 구현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드라마는 양종훈 교수와 학생들의 갈등, 각자의 과거와 신념, 그리고 현실 법조 시스템의 복잡한 구조를 치밀하게 엮어내며 극적 긴장감을 유지합니다. 이를 통해 법을 단순한 지식이 아닌, 인간 삶의 본질과 연결된 도구로 바라보게 합니다. 특히 사건의 전개 방식은 실제 판례와 유사한 흐름을 따라가며, 몰입감과 동시에 교육적 가치도 제공합니다. 로스쿨을 보며 단순히 ‘범인을 찾는 것’에 그치지 않고,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어떤 사회적 배경과 법적 맥락이 있었는지를 함께 고민해 본다면, 이 드라마가 가진 진정한 깊이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법률 드라마 이상의 메시지를 담은 ‘로스쿨’은 앞으로도 수험생, 대학생, 일반 시청자 모두에게 오랫동안 회자될 명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